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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단 말은 못 했지만, 사실 후회하고 있어요
“사실은 그날
미안하단 말을 했어야 했어요.
그런데 타이밍을 놓쳤고,
말을 삼켰고,
지금은 그마저도
전할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렸어요.”
사과는
마음이 있는 사람에게 하는 거잖아요.
그날 나는
조금 예민했고,
무심했고,
상대의 마음을 다 듣지 못했어요.
알고 있었어요.
그 사람이 조금 서운해졌다는 걸,
분위기가 어색해졌다는 걸.
그 순간,
“미안해.”
딱 한 마디면 되었을 텐데
왜 그게 그렇게 어려웠는지 모르겠어요.
사과를 늦추다 보면
점점 말 꺼내기가 더 어려워져요.
말을 안 한 게
무심해서가 아니라,
그 말이 어색해질까 봐,
관계가 무거워질까 봐
두려웠던 거였어요.
그리고 결국,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 관계는
천천히 멀어졌어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 ‘미안함’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 남더라고요.
우리는 끝난 관계라고 말할 수도 없지만
서로의 일상에서
조용히 빠져나온 사람들이 되었어요.
그 후로
가끔씩 그 사람이 생각날 때마다
이상하게 마음이 쓰여요.
“그땐 진심으로 미안했는데.”
“그 말을 너무 늦게 꺼내버렸어.”
“지금이라도 말해볼까?”
“아니, 이젠 너무 늦었겠지…”
그런 마음들이
마음 한구석에서
잔잔하게 눌려 있어요.
사과를 하지 않은 선택이
그 사람을 위한 거라 생각했는데,
사실은 나를 편하게 하려는 쪽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걸 인정하게 되니
미안함은 후회로,
후회는 오래된 그리움으로 바뀌더라고요.
요즘은
그 감정을 억지로 덮지 않아요.
말하지 못했던 미안함도,
전해지지 못한 마음도
그대로 내 안에 있는 감정이니까.
그 사람에게는 더 이상
전하지 못할 말이더라도,
나에게만큼은
진심이었단 걸 남기고 싶어요.
“나는 그때
진심으로 미안했어.
지금도, 그 감정은 사라지지 않았어.”
그렇게 내 안의 마음을
조용히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정의 매듭이 조금은 느슨해져요.
다음엔 누군가에게
미안한 일이 생기면,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려 해요.
늦은 사과는
못 한 사과와 다르지 않다는 걸
이제는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전하지 못한 미안함도
내 감정의 일부로
따뜻하게 안아주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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