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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둔다고 해서, 미워하는 건 아니에요

  “더 이상 예전처럼 지내지 않아도, 더 이상 매일 연락하지 않아도, 내가 그 사람을 미워하는 건 아니에요. 그저, 지금은 거리가 필요할 뿐이에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분명히 ‘적당한 거리’라는 게 있어요. 너무 가까우면 숨이 막히고, 너무 멀어지면 사라질까 두렵고.   그 사이 어디쯤, 서로를 지우지 않으면서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거리.   나는 한동안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너무 가까이 있었어요. 상대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내 감정보다 상대의 기분을 먼저 살폈고, 조금만 어색해져도 내가 뭔가 잘못한 건 아닌지 혼자 고민했어요.   그러다 결국 지쳤어요.   그래서 조용히 거리를 두기로 했어요. 연락을 줄이고, 감정을 깊이 나누지 않고, 내가 먼저 꺼내던 말들을 잠시 멈췄어요.   그랬더니 “요즘 나한테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서운하게 왜 이래?”   그 말들이 쏟아졌고, 나는 어쩐지 미안한 사람이 된 것 같았어요.   하지만요, 나는 그 사람을 미워한 적 없어요. 그저 내가 너무 가까워져 있었던 거예요. 내가 나를 지우는 방향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거예요.   거리를 둔 건 그 감정을 끝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안에서 내 감정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어요.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멀어질 수 있어요. 다정한 마음을 남겨둔 채 관계를 재정비할 수 있어요.   그건 미움이 아니라 성찰이에요. 그 마음을 서툴게라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조금씩 내보려 해요. “내가 널 미워해서가 아니라, 지금은 나를 우선으로 돌보고 싶어서야.” “예전처럼 못 해줘도, 마음이 없어진 건 아니야.” “지금의 거리가 우릴 지켜주는 모양일지도 몰라.”   그 말들이 상대를 납득시키지 못해도 괜찮아요. 적어도 내 마음이 나를 오해하지 않게 말해주는 일이니까요.   거리를 둔다는 건 누군가를 밀어내는 일이 아니라,...

사람이 나를 지켜주지 못했을 때, 오로지 한 존재가 곁에 남아 있었다 — When people couldn’t protect me, only one soul stayed by my side.(Steel Blue⑦)

 

반려견 위로. 불면증 완화

Steel Blue Series #7 — When people couldn’t protect me, only one soul stayed by my side.


내 마음 안에서
지진처럼 요동치는 어두운 감정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았고,
그래서 사람들은 몰랐다.
나는 그냥 잘 사는 사람처럼 보였고,
때론 괜찮은 사람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Inside me,
dark emotions trembled like an unseen quake—
never fully gone.
But I didn’t show it.
So people didn’t know.
I looked fine.
Sometimes even like someone who had it all together.


정말 매력적인 사람은 아니었지만,
좋아 보였는지
다른 이성들이 다가온 적도 있었다.
흔들린 적도 있었지만
나는 만나지 않기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지 않기로 결심했다.

I wasn’t exactly magnetic,
but people did show interest.
I wavered for a moment—
but in the end,
I chose not to begin anything again.
Not another relationship.
Not another chance to be hurt.


사람들은 내가 아픈 줄 몰랐다.
나는 겉도 속도 관리하려고 애썼다.
건강해지고 싶었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내 안에 깊게 자리 잡은 상처는
그 어떤 관리로도
회복되지 않았다.

No one knew I was hurting.
I kept up appearances—inside and out.
I wanted to be well.
I wanted to look steady.
But some wounds
run too deep
to be managed into healing.


그럼에도 내가 살 수 있었던 건
단 하나의 존재 덕분이었다.
나의 소울 메이트, 나의 반려견.
7년 전
길에 버려져 있던 아이.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세상과 단절된 채
작고 떨리던 그 아이를
구조한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사람이었다.

And yet,
what helped me stay alive
was just one being—
my soul mate, my dog.
Seven years ago,
abandoned on the street,
he had nowhere to go.
Trapped between nowhere and no one.
And the person who rescued him—
ironically—was the same person who once hurt me.


사람의 관계에서는
그토록 많은 아픔이 있었지만,
이 존재 앞에서는
온전한 마음이 존재했다.

그 마음은 통했고,
그 아이는
나의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There was so much pain
in human connections.
But with him—
there was only sincerity.
And he became
my quiet, loyal friend.


나는 단조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는 말없이 견디고 있었지만
그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내게 큰 위로였다.

함께 운동하고,
기분이 안 좋을 땐 곁에 있어주고,
밤 산책 땐
누가 해를 끼치지 않을지
내 곁을 지켰다.

Life was simple, repetitive.
But time with him
brought warmth to those muted days.
We exercised together.
He stayed near when I was low.
During our night walks,
he’d scan the shadows—
watching over me
like I was something worth protecting.


깊은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면
해로운 동물이 있는지
먼저 나서서 확인하고,
겁이 많아도
나와 함께 있을 땐
항상 나를 지켜주는 친구였다.

In deep woods,
he’d check the path first—
even though he’s timid.
He still made sure
nothing would harm me.
He was scared,
but with me,
he was brave.


그 아이는
말없이 나를 지켜주었고,
나는 그 존재로 인해
슬픔을 이겨낼 수 있었다.

He watched over me
without a word.
And because of him,
I survived sadness
without having to explain it.


사람들은 몰랐다.
내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그 무너짐 속에서
내 곁을 지켜준 존재가
사람이 아닌,
작은 동물 한 마리였다는 걸.
그 아이가
나의 삶이었다.

People never knew
how much I had broken.
And in that brokenness,
the one who stayed beside me
wasn’t a person—
but a small, loyal dog.
He was my life
when I couldn’t carry it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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